유언은 왜 정해진 형식으로만 해야 하나
“영상으로 남겨 두셨는데 그건 안 되나요.”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아쉬움입니다. 답을 하려면 이 원칙부터 설명해야 합니다.
요식행위입니다
민법 제1060조는 유언은 이 법의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. 짧은 조문이지만 결과가 무겁습니다.
| 방식 | 조문 |
|---|---|
| 자필증서 | 제1066조 |
| 녹음 | 제1067조 |
| 공정증서 | 제1068조 |
| 비밀증서 | 제1069조 |
| 구수증서 | 제1070조 |
다섯 가지 밖에 없습니다.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면 아무리 뜻이 분명해도 유언이 아닙니다.
유언이 아닌 것들
| 형태 | 효력 |
|---|---|
| 영상 편지 | 유언 아님 |
| 가족 앞에서 한 말 | 유언 아님 |
| 카카오톡·문자 메시지 | 유언 아님 |
|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한 문서 | 유언 아님 |
| 공증받지 않은 각서 | 유언 아님 |
| 편지 형식의 자필 문서 | 요건을 갖추면 유언 |
마지막 줄이 유일한 예외입니다. 편지처럼 보여도 전문·연월일·주소·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했다면 자필증서 유언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.
반대로 “유언장”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도 요건이 빠지면 무효입니다. 제목이 아니라 요건이 기준입니다.
왜 이렇게 엄격한가
유언은 본인이 사망한 뒤에 효력이 생깁니다. 그 시점에는 진의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.
| 다른 계약 | 유언 |
|---|---|
| 다투면 본인에게 물어볼 수 있음 | 물어볼 수 없음 |
| 상대방이 있어 서로 확인 | 상대방이 없음 |
| 이행 과정에서 뜻이 드러남 | 사후에 문서만 남음 |
그래서 법은 형식을 엄격히 정해 두고, 그 형식을 갖춘 것만 진의로 봅니다. 위조와 변조를 막고, 강요된 유언을 걸러 내며, 사후 분쟁을 줄이기 위한 장치입니다.
무효가 되면 어떻게 되나
법정 상속으로 돌아갑니다. 유언이 없었던 것과 같아집니다.
문제는 그 결과가 고인의 뜻과 정반대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.
| 유언의 뜻 | 무효가 되면 |
|---|---|
| 오래 모신 딸에게 집을 | 자녀들이 균등하게 |
| 사회단체에 기부 | 상속인들에게 |
| 자녀 없이 배우자에게 전부 | 배우자와 부모가 공동 |
| 사실혼 배우자에게 | 상속인이 아니라 한 푼도 못 받음 |
마지막 줄이 가장 심각합니다.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이 아니므로, 유언이 무효가 되면 수십 년을 함께 산 사람이 아무것도 받지 못합니다.
실제로 무너지는 지점
| 방식 | 자주 무너지는 곳 |
|---|---|
| 자필증서 | 주소 누락, 날짜 미특정, 워드로 작성 |
| 녹음 | 증인의 구술이 없음 |
| 공정증서 | 증인 자격 (드묾) |
| 비밀증서 | 확정일자를 받지 않음 |
| 구수증서 | 급박성 부정, 7일 도과 |
자필증서에서 가장 많이 무너집니다. 쉽게 쓸 수 있어 많이 쓰이지만 요건도 가장 놓치기 쉽습니다.
형식을 갖추어도 남는 다툼
요식성을 통과했다고 끝이 아닙니다.
| 다툼 | 내용 |
|---|---|
| 의사능력 | 그 시점에 판단할 수 있었는가 |
| 필적 | 본인이 쓴 것인가 |
| 강박·사기 | 자유로운 의사였는가 |
| 저촉 | 뒤의 유언이 있는가 |
| 유류분 | 최소한의 몫을 침해했는가 |
유류분은 유언이 유효해도 남습니다. 형식을 완벽하게 갖춰도 자녀·배우자·직계존속의 최소한의 몫은 청구될 수 있습니다.
상담에서 나오는 오해
“공증을 안 받으면 무효인가요?” 아닙니다. 자필증서는 공증 없이도 유효합니다. 다만 요건을 정확히 갖춰야 하고 검인 절차가 필요합니다.
“변호사가 써 주면 되지 않나요?” 자필증서는 본인이 전문을 직접 써야 합니다. 남이 대신 쓰면 무효입니다. 문안을 상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옮겨 적는 것은 본인이 해야 합니다.
“아버지가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.” 증인이 여럿 있어도 유언이 아닙니다. 다만 그 사정이 다른 국면에서 자료가 되는 경우는 있습니다.
무효가 된 뒤에 남는 것
방식을 갖추지 못한 문서라도 완전히 쓸모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.
| 쓰임 | 내용 |
|---|---|
| 고인의 진정한 의사 | 유언이 아니어도 뜻을 보여 줍니다 |
| 다른 유언의 뒷받침 | 앞뒤 유언의 일관성 |
| 부양 기여의 근거 | 이유가 적혀 있다면 |
| 증여의 정황 | 이미 준 재산의 성격 |
세 번째 줄이 실질적입니다. “큰딸이 오래 나를 돌봤으므로 집을 준다”고 적힌 문서가 유언으로서 무효여도, 나중에 그 딸이 기여를 주장하거나 유류분 청구를 방어할 때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.
다만 어디까지나 보조 자료입니다. 재산을 실제로 옮기려면 유효한 유언이나 생전 증여여야 합니다. 이 점을 오해해 “뜻이 분명하니 괜찮다”고 안심하시면 안 됩니다.
실무 권고
- 뜻을 남기실 생각이라면 다섯 가지 중 하나를 골라 그 요건을 정확히 지키십시오
- 자필로 쓰신다면 전문·연월일·주소·성명·날인 다섯 가지를 확인하십시오
- 재산 규모가 크거나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남긴다면 공정증서가 안전합니다
방식별 요건은 유언장 작성에 정리했습니다.